차별화된 병원 마케팅을 위한 시장 쪼개기와 포지셔닝

공항에서 비행기 출발이 심하게 지연되어 식사 식사을 넘기면 항공사에서는 해당 승객들에게 간단한 스낵을 제공해준다고 합니다. 하지만, 고객들은 항공사에서 제공하는 스낵에 대해서 만족스럽지 못하면 어떨까요? 그곳을 떠나지 못하고 다른 곳에 식사를 하러 가기에도 참 애매한 상황이 됩니다.

이런 고객의 니즈를 기반으로 승객들을 위한 음식 배달 서비스 에어포트셰르퍼 (airportsherpa)가 등장했습니다. 탑승 게이트까지 음식을 배달해주는데 앱을 통해서 음식 주문이 가능합니다. 사실 음식 배달 서비스는 참 많지만, 해당 서비스는 비행기 탑승이 지연되어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승객을 위한 음식 주문 서비스라는 세분화된 시장을 공략했습니다. 음식 배달 서비스가 포화 시장이라고 하지만, 이처럼 공항이라는 장소와 비행기 탑승을 기다리는 승객이라는 시장으로 좁혀 들어갔습니다.

<에어포트셰르퍼 (Airportsherpa), 출처: https://www.airportsherpa.io>

"자신의 사업 시장과 고객을 분석해서 쪼개고 쪼개서 더 이상 나눌 수 없는 하나의 점이 될 때까지 나누고, 그 하나의 점이 된 문제에 집중한 날카로운 솔루션을 만들어라. 경영학 용어로 이를 '시장세분화'라 한다. 경영은 사람에 관한 학문인데 사람들은 매우 다양한 욕구를 가지고 있다. 심지어 보통의 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는 이상한 취향을 가진 사람들도 있다. 시장세분화는 바로 이런 특징을 파고드는 것이다."

- 출처: 권도균의 스타트업 경영 수업

위 사례는 마케팅의 시장 세분화 (Segmentation)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전 포스팅에서도 의견을 밝혔듯이 마케팅은 홍보가 아닙니다. 마케팅은 고객이 누구인지 정의하고, 어떤 고객을 목표로 우리의 제품과 서비스가 왜 적합한지를 제시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시장을 세분화 (Segementation) 하고 목표 고객에게 차별화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의료 산업에서는 어떨지 고민을 해봤습니다. 국내 의료 산업에서는 어떤 시장 세분화와 포지셔닝 사례가 있을까요? 시장 세분화는 아니지만, 환자에게 포지셔닝이 되는 대부분의 사례는 전문의의 뛰어난 임상 실력, 그리고 친절한 설명과 사후 관리가 꼼꼼한 진료 행위가 대표적인 포지셔닝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경부고속도로 안성휴게소 서울방향에는 2013년에 개원한 안성맞춤의원이 있습니다. 왜 고속도로에 병원이 있냐고 의문이 들 수 있는데 이는 시장 세분화를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 의료기관은 유동 인구가 많거나 사람들이 거주하고 있는 도심지에 위치하지만, 안성맞춤의원은 국내 최초로 고속도로 휴게소에 개원하였습니다.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이용객과 휴게소 근무자가 갑작스럽게 아프거나 혹은 휴게소에서 잠시 쉬는 동안 진료를 받고 싶은 니즈를 해결하기 위한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화물차 기사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출처: 네이버 로드뷰>

최근에 SNS에서 과잉 진료를 하지 않은 치과 원장님이라는 글이 이슈가 되었습니다. 치과는 어린 시절에는 아파서 무서워하고, 나이 먹어서는 진료비가 많이 나올까봐 무서워하는 대상입니다. 대부분 치과에 가서 부담이 되는 진료비 혹은 시술 견적을 받아보신 적이 있을 겁니다.

그런데 서울특별시 마포구 대흥역에 위치한 그린서울치과의 강창용 전문의는 45만 원 금니를 씌워야 할 것을 만 원도 안되는 가격으로 치료를 하는 사례 등이 알려지면서 화제가 되었습니다. 

예전부터 치과에서는 과잉 진료라는 말이 소비자들에게 불신의 아이콘으로 잡혔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저렴하게 진료와 치료가 가능한 치과의원은 큰 화제를 낳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과잉 진료를 하지 않는 치과라는 것은 강창용 원장님의 소신과 철학이지만, 마케팅 관점에서는 소비자들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해주는 것이고 과잉 진료를 하지 않는 치과 원장님도 포지셔닝의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출처: SBS 스폐셜>

이번엔 성형외과의 포지셔닝 사례가 있습니다. 우연히 성형외과 홈페이지를 둘러보다가 발견한 사례 입니다. 수많은 성형외과가 자리잡고 있는 성형외과의 메카, 압구정에 위치한 미소라인성형외과는 '하루에 두 분만 수술하는 성형외과'로 포지셔닝을 했습니다. 바쁜 전문의가 스케줄 때문에 하루에 많은 수술을 하게 되면 만족스러운 결과를 내지 못하는 것을 주장하여, 하루에 2명만 정성스럽게 수술하는 것을 가치로 제시했습니다. (실제로 정말 하루에 2명만 수술하는 것이 사실인지는 검증할 수 없음을 밝힙니다.) 

그리고 눈 성형을 제외한 다른 분야의 수술은 하지 않는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보통 성형외과 한 곳에서 많은 수술, 시술을 담당하는 반면 미소라인성형외과는 눈 성형의 진료 분야만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이에 대한 전문성과 진정성을 소비자들에게 가치로 제시했습니다. 미소라인성형외과 원장님이 마케팅적으로 내공이 깊으신 것인지 컨설팅을 받은 것인지는 모르지만, 이것이 사실이라면 상당히 매력적인 방향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출처: 미소라인성형외과 홈페이지>

이처럼 시장 쪼개기와 포지셔닝을 하는 과정은 중요합니다. 많은 산업 분야가 포화 상태이지만, 사람들이 불편해 보이는 사각지대를 찾아서 시장을 세분화할 수 있으며, 고객들에게 특별한 가치를 제시해주는 방향으로 포지셔닝을 하는 것이 마케팅의 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들이 많이 본 글

cadu

비즈니스, 경영, 병원 마케팅, 기업, 스타트업, 일상 이야기 블로그

    이미지 맵

    비즈니스 다른 글

    이전 글

    다음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