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가족 일기 01 - 우리 아버지가 늙었습니다.

"아, 이제는 세월의 야속함이라는 의미를 알겠구나"

2020년, 새해가 왔을 때 빠른 시간의 흐름에 놀랍기도 하고 씁씁할기도 했습니다. 다사다난했던 2019년이 지나가고 새로운 한 해의 설레임과 함께 미래의 두려움이 걱정스러웠는데, 어느새 2020년의 3월이 지나가고 4월이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벌써 2020년의 1/4이 흘러갔네요. 이대로면 금방 2020년도 흘러가고 2030년도 금방 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릴 적 세월의 야속함이라는 단어를 어른들이 사용했을 때는 공감이 가지 않았는데, 이제는 그 뜻을 알 것 같습니다.

"우리 아버지가 늙었습니다."

20대와 30대의 일상과 사고방식은 정말 다른 것 같습니다. 미혼과 기혼의 차이점도 있습니다. 20대와 미혼의 일상이 어리숙하지만 자신감이 많았다면, 이제는 신중하지만 그만큼 조심해지고 소심해졌습니다. 만사에 조심해지고 걱정이 많아진 변화의 결과일까요. 스트레스에 취약한 존재가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그러한 스트레스는 일, 미래에 대한 걱정, 그리고 가족으로부터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우리 아버지가 늙으시고 병들었기 때문입니다. 저희 아버지는 치매 환자입니다.

"얼마 전, 가족 모임에서 어머니가 아버지가 현역 때 사진을 꺼냈습니다."

주말에 가족들이 모임을 가졌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요구되고 있어 가족 모임도 밀리다가 더는 안되겠다 싶어서 오랜만에 모였습니다. 부모님, 누나네 가족, 그리고 저랑 와이프까지 3집이 함께 모여서 식사 시간을 가졌습니다. 오랜만에 가족다운 분위기 속에서 어머니가 아버지의 예전 사진을 꺼내서 보여줬는데, 지금 모습과 비교하면 아버지가 너무 늙으셨습니다. 괜히 마음이 울컥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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